올해 말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을 앞둔 래미안 트리니원의 분양가가 3.3㎡당 8400만 원이 넘는 수준으로 정해지며 직전 최고 3.3㎡ 당 분양가를 경신했다. 고분양가에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여전히 주변 시세보다 20억~30억원가량 저렴해 또 한 번 청약 시장의 ‘로또 분양’이 될 전망이다.
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초구청 분양가심사위원회는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의 분양가를 3.3㎡당 8484만원으로 확정했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반포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단지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중에서는 직전 최고가를 기록한 강남구 청담르엘(3.3㎡당 7209만원)을 경신한 금액이다. 작년 초 서울 광진구 옛 한강호텔 자리에 들어설 포제스한강 아파트가 평균 분양가 1억1565만원을 기록하면서 청약을 거쳐 공급된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 가격은 2023년 국토교통부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자치구들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해제하면서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서초구 아크로드서초는 3.3㎡당 분양가가 7814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최고가 경신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5일 고시한 기본형 건축비(217만4000원)가 전년 대비 3.2%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 두 차례 기본형 건축비를 다시 정해 고시하는데, 두 단지 모두 조금이라도 더 인상된 건축비가 반영된 분양가를 적용받기 위해 분양가 심의 일정을 기존 7월에서 9월 말로 2개월 이상 미뤘다.
두 단지는 늦어도 다음 달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연내 분양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액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현행 규제로 인해 자금 마련의 문턱이 높다. 래미안 트리니티원의 경우 분양가가 ‘국민 주택형’인 전용 84㎡의 경우 20억 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최소 현금 20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매수가 가능하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수십억원 저렴해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래미안 트리니원과 아크로드서초의 분양가는 국민 평형 기준 27억~29억 원대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는 전용 84㎡ 타입 실거래가가 70억 원 초반대에 육박하는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 시세보다 30억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점도 청약 경쟁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경우 거래 허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민간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3년 실거주 의무는 추후 적용된다. 해당 의무는 입주 후 3년 후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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