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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마스에 '사라질 방식' 선택하라는 최후통첩 보냈다

■美·이스라엘 평화구상 합의

72시간내 인질 석방·이 단계 철수

사실상 해체 요구 불응땐 "궤멸"

가자지구는 민간委서 임시 통치

'하마스 수용 가능성 낮다' 관측

2주년 앞둔 가자전쟁 최대 기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사실상 해체하는 것을 전제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평화 구상’에 합의했다. 양국은 하마스에 72시간을 주고 응하지 않을 경우 하마스를 섬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하마스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0월 7일로 2주년을 맞는 가자 전쟁이 평화냐, 더 격한 전쟁이냐의 최대 기로에 서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취임 후 네 번째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구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총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은 우선 이스라엘이 합의를 공개 수용한 지 72시간 이내에 하마스가 인질의 생사를 불문하고 모두 송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종신형 선고를 받은 수감자 250명,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석방한다. 모든 인질이 송환되면 무장해제에 동의한 하마스 구성원들은 사면되며 가자지구를 떠나려는 구성원에게는 수용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이 제공된다.



이후 진행될 가자지구 재건 및 통치 과정에서 하마스는 어떤 역할도 맡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도 평화 구상에 적시됐다. 또 독립적인 감시 기관의 감독하에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가자지구 통치에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역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일단 배제됐다.

가자지구는 대신 팔레스타인인과 국제 전문가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임시로 통치하게 된다. 이 이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다른 국가 수반들이 참여하는 ‘평화이사회’의 감독과 관리를 받는다. 또 미국과 아랍 국가 등은 임시로 창설한 ‘국제안정화군(ISF)’을 가자지구에 주둔시켜 치안과 국경 안보를 맡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합병하지 않고 ISF가 가자지구 내 안정을 확립하는 기간 중 단계적으로 철수하게 된다.



평화 구상에서 관심을 모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여부는 모호하게 처리됐다. 문서에서는 “팔레스타인 자결권과 국가 수립은 팔레스타인인의 열망”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가자 재개발이 진행되고 PA 개혁 프로그램이 충실히 수행되면 자결권과 국가 수립을 향한 신뢰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만 적혀 있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두 국가 해법’도 명시하지 않았다. 또 전문가들이 가자지구 재건 및 활성화를 위한 ‘트럼프 경제개발 계획’을 마련할 것이며 가자지구 내 우대 관세 등이 적용되는 특별경제구역도 설립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도 합의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하지만 합의하지 않는다면 네타냐후가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있어 더 전폭적 지지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가 72시간 내 평화 구상을 받지 않으면 하마스를 궤멸하겠다는 이스라엘을 돕겠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팔레스타인 통치권을 두고 하마스와 경쟁해온 PA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지지를 보냈다. 카타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은 외무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환영 입장을 냈고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모든 당사자가 평화를 위한 진정한 기회를 마련할 이 순간을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마스가 이를 받아들일지다. 하마스 당국자 마흐무드 마르다위는 알자지라에 “공식 구상안을 받으면 다른 정치 파벌들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미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아넬 셸라인 연구원은 하마스가 지금까지 엄청난 군사적 압박 속에서도 버텨왔는데 이제 와서 자신들의 존재를 포기하는 제안을 수용할 이유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확대에 정치적 면책권을 부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카타르 등 하마스의 전통 동맹국들이 이 계획을 지지하고 있는 점은 하마스를 전향적으로 움직이게 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전쟁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 키스 켈로그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미사일 사용을 허용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러시아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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