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경제수장들, 대법에 反트럼프 의견서…"쿡 해임 기각하라"

그린스펀·버냉키 등 공화당 정부 인사도 합세

"연준 독립성 위협받고 신뢰성 떨어질 것"

리사 쿡 연준 이사. AFP연합뉴스

미국의 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재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들이 리사 쿡 현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막아 달라고 단체로 연방대법원에 의견서를 냈다.

이들은 25일(현지 시간) “연준의 독립성은 미국의 통화 시스템에서 중요한 특징”이라며 쿡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기각하라는 의견서를 미국 연방대법원에 요청했다. 서명자 명단에는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등 전직 연준의장과 로버트 루빈, 래리 서머스, 행크 폴슨, 잭 류, 티모시 가이트너 등 전직 재무장관이 포함됐다. 또 글렌 허버드, 그레고리 맨큐, 크리스티나 로머, 세실리아 라우스, 재러드 번스타인, 제이슨 퍼먼 등 전직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들도 의견서에 서명했다. 이들 가운데 그린스펀과 버냉키 전 의장, 폴슨 전 장관, 허버드·맨큐 전 위원장 등 일부 인사는 공화당 소속 대통령 재임 시 현직으로 일했던 이들이다.



이들은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쿡 이사의 해임을 허용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신뢰성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거론하며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쿡 이사는 해임 통보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은 모두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부당 해임 여부를 다투는 본안을 결정할 때까지 쿡 이사가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결이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을 뒤집어 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