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지역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과 산업 현장 인력난 해소를 동시에 꾀하는 복합형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고속철도 차량 수출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인력 수급, 첨단 뷰티산업 수출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간다.
박완수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대표단은 2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만나 고속철도 차량 수출 확대를 논의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 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차량은 오는 12월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할 예정이다. 고속차량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부하라(590㎞) 구간과 개통 예정인 부하라~히바(430㎞) 구간, 미스켄~누쿠스(196㎞) 구간 등 총 1216㎞에 달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지에도 이번에 최초 도입되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인 만큼 기존 운행되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보다 높은 수송 효율과 개선된 가감속 능력, 승객 안전성 등으로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경남도는 이번 협약이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K고속철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지사는 “경남은 조선·방산·원전·항공 등 제조업 중심지로 현대로템을 비롯한 도내 기업들이 철도 등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즈베키스탄 대외노동청과 산업인력 수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는 경남도가 제안한 ‘광역형 비자 제도’를 활용해 해외인력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기반 조성의 일환이다. 협약에 따라 도는 현지에서 조선업 기량검증과 한국어 능력 검정을 시행하고, 비자 행정 지원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송출 비용 절감, 비자 발급 행정지원, 입국 후 사후관리 체계 등도 포함돼 있어 외국인 인력과 지역사회가 조화롭게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앞서 24일에는 타슈켄트주에서 에스테틱 메디컬 전문기업 비엔씨 글로벌과 투자유치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경남은 첨단 뷰티산업의 수출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게 됐다.
비엔씨 글로벌은 2018년 설립된 외국계 한국기업으로 타지키스탄 출신 자하 조다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필러부터 스킨 부스터, 리프팅실 등 다양한 에스테틱 메디컬 제품군에서 20개 이상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지난해 2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도와 비엔씨 글로벌은 △경남 뷰티산업 수출·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공동 연구개발(R&D)·생산과 물류 연계 등 다각적 협력 △도내 뷰티산업과 협력을 위해 생산·물류시설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엔씨 글로벌은 이를 위해 5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할 예정이다.
박완수 도지사는 “비엔씨 글로벌의 투자가 경남에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도는 이날 타슈켄트주와 공동으로 치르치크시 테크노파크에서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경제 협력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이 자리에서 도는 산업화를 선도한 경남의 투자 환경과 인센티브 등을 소개했고, 타슈켄트주는 경제 잠재력을 설명했다. 국립창원대도 주립 기술공학대학교를 비롯한 타슈켄트주 4개 대학과 교류협력을 다짐했다.
박 지사는 “경남의 기술이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며 “몽골, 카자흐스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까지 중앙아시이와 협력을 강화해 뉴 실크로드 시대를 여는 첫 걸음을 이룬 만큼 앞으로도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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