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우리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더욱 세계에 본이 되고 뛰어난 우리 문화가 세계와 함께 하길 바라고, 부여를 비롯한 충청남도의 모든 유산들과 함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여러분이 살아 숨쉬고 세계인이 오도록 하는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 오늘 우리는 조선 후기 불화의 백미이자 압도적인 규모와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하는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보로 지정하는 역사적인 자리에 와 있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0일 저녁 충청남도 부여군 무량사 대웅전 앞에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扶餘 無量寺 彌勒佛 掛佛圖)’가 앞서 지난 4월 24일 국보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무량사 신도들과 지역주민이 함께 한 ‘국보 지정서 전달식’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념행사는 허민 청장과 무량사 정덕 주지스님, 박수현 국회의원, 박정현 부여군수 등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보 지정서 전달, 축하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허 청장은 이어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무려 14m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세계 어디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 나라의 독특하고 장엄한 문화유산”이라며 “화려한 보관을 쓰시고 연화대좌에 위에 당당하게 서 계시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에 예술성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에서도 압도적으로 빼어난다는 것을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의 국보 지정은 1997년 7점의 괘불이 동시에 국보로 지정된 이후 약 30년 만에 새롭게 나온 국보 괘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이 괘불도는 길이가 14m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장식한 모습의 보살형 입상으로 표현됐는데, 이러한 장엄신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 초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적·녹의 강렬한 색채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의 조화로운 사용으로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화기(畵記)를 통해 법경·혜윤·인학·희상 등의 제작 화승과 1627년(조선 인조 5년)이라는 제작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 기존에 국보로 지정된 다른 괘불도들 보다도 제작 연대가 앞선다. 또 화기에 ‘미륵’이라는 주존의 명칭을 밝히고 있어, 일찍이 충청 지역에서 유행한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서 제작된 괘불도임을 알 수 있다. 규모,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 등에 있어서 우리나라 괘불도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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