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의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두고 "중국식 공산당 모델"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대상을 나쁜 것이라고 전제했다"고 맞받아쳤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첫 질의자로 나서 "대통령이 얼마 전에 권력에도 서열이 있다고 말했다"며 김 총리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김 총리는 "저 맥락은 권력 행사를 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가장 주권의 근본은 국민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은) 입법부가 만들어 놓은 구조 속에서 사법부는 사법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동의하느냐"고 재차 질의했고, 김 총리는 "사법부가 법을 벗어나서 사법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게 아니겠느냐. 그것을 부정하시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은) 선출된 권력이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중국식 공산당 모델에서 선출된 최고 인민 대표회의가 최고인민법원을 통제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선출된 독재가 위험하고 이것이 바로 선출 독재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김 총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어떤 논리를 전개할 때 부분 부분을 떼서 얘기하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전체 맥락은 국민 주권을 강조하는 것에서 나온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워딩과 문장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여쭤봤는데, 설명하지 않고 다른 것으로 넘어가서 전체를 갑자기 중국식이라고 하고 있다"며 나 의원의 발언이야말로 그가 지칭한 중국식 모델이라는 논리와 무엇이 다르겠냐고 따져 물었다.
나 의원이 "왜 그걸 그렇게 해석하느냐. 삼권분립 원리의 기본은 삼권이 동등하다는 것"이라고 재반박하자 김 총리는 "제가 드렸던 질문에는 답을 못하고 계신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이 격한 공방을 이어가자 좌중에선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쏟아졌고 급기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질의를 중단시키고 급하게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우 의장은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국민들도 듣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으니 두 분이 토론하시도록 좀 내버려두고 잘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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