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장타 퀸’들이 한 조에 묶이자 첫 홀 티샷부터 불꽃이 튀었다. 먼저 박성현(32)이 278야드를 날리자 방신실(21·KB금융그룹)도 질세라 279야드의 티샷을 쏘아 올리며 응수했다. 마지막으로 티잉 구역에 아마추어 국가대표 오수민(17·하나금융그룹)이 섰고 셋 중 최장타인 280야드 대포를 터뜨려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12일 경기 포천의 아도니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
장타자들로 묶인 박성현·방신실·오수민 조는 연신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지는 가운데 경기를 치렀고 스코어도 팽팽하게 맞섰다. 방신실은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공동 2위, 박성현은 버디만 4개로 4언더파 공동 4위, 오수민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의 2언더파 공동 11위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선두는 6언더파의 정윤지(NH투자증권)다.
KLPGA 투어 통산 4승의 방신실은 이번 대회에서 시즌 3승째에 도전한다. 2023·2024년 KLPGA 투어 장타 1위인 그는 이날 파 4홀과 파 5홀에서 12번이나 드라이버를 때리고 2차례만 3번 우드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6번 홀(파4)에서는 티샷으로 289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장타를 앞세워 버디 7개를 낚았지만 경기 후 그는 “남은 라운드에서는 비거리를 다소 포기하더라도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며 “내일은 드라이버를 좀 덜 잡겠다”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무대로 뛰는 박성현은 8월 제주삼다스 마스터스 이후 한 달 만에 한국 대회에 나섰다. 2015·2016년 KLPGA 투어 장타 1위에 올랐던 박성현은 이날 장타와 함께 그린을 세 번밖에 놓치지 않은 정확한 아이언샷까지 뽐냈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그는 첫날 단 하나의 보기도 없는 깔끔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내며 10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오수민도 최장 286야드 장타와 함께 2타를 줄이며 언니들 사이에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시즌 상금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노승희와 대상 1위 유현조 간 한 조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시즌 1승의 노승희는 최근 8개 대회에서 톱5 진입만 6차례로 뛰어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3위에 올랐다. 지난주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유현조도 똑같이 1언더파로 출발했다.
6월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정윤지는 3개월 만에 통산 3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쳐 66타를 쳤다. 성유진이 방신실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고 시즌 개막전 우승자 박보겸은 박주영·이율린 등과 공동 4위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