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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외국인을 통한 소비 촉진 아이디어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올해 한국 경제는 0%대 성장률이 전망될 정도로 어렵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려운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외국인을 통한 소비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 어떨까.

먼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약 265만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장기 체류자가 200만 명을 넘는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국내 외국인은 향후에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 취업자는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대부분은 최저임금을 넘어 월 200만~300만 원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이들은 단순한 노동력을 넘어 소비력을 갖춘 경제주체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이 번 돈을 해외로 송금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의식주·금융·교육·여가·의료 등에 소비할 수 있도록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국 준비 단계부터 한국 정착, 생활 그리고 귀국 때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소비 확대는 내수 활력 제고와 정착 기반 강화로 이어져 생산성 향상이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둘째, 해외 직구 규모에 버금가는 역직구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해외 직구 시장은 이미 8조 원에 달하지만 역직구는 1조 6000억 원에 불과하다. 원인 중 하나가 까다로운 본인 인증 절차다. 다른 나라에서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손쉽게 구매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휴대폰 본인 인증을 요구해 외국 소비자에게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글로벌 표준에 맞춰 간편 인증·결제 체계로 정비한다면 외국인 소비자는 훨씬 수월하게 한국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K뷰티·K패션·K푸드 등 한국의 대표 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폭넓은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2025년 방한 관광객은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1인당 평균 지출액도 146만 원에 이른다. 고궁 앞 한복 대여점이 성황을 이루고 인사동 상점가에는 K컬처 굿즈가 늘어나는 등 소비 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카드 결제 패턴을 분석해보면 즉석사진관·코인노래방·편의점 등 일상생활형 서비스업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내 휴대폰이나 모바일 신분증이 없기 때문에 국내 앱을 활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교통 예약, 간편결제, 온라인 쇼핑 등에서 휴대폰 본인 인증이 가로막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 디지털 ID를 도입하면 이러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조폐공사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주민등록증 등 국가 신분증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해낸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성화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앱 기반 국내 여행과 소비가 촉진되고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다.

외국인은 더 이상 주변적 존재가 아니라 한국 경제를 살릴 새로운 성장 축이다. 외국인의 소비 촉진 정책 등을 통해 국내 소비 부진을 보완하고 한국 경제가 빠른 시일 내에 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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