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멕시코와의 두 번째 미국 원정 친선경기. 한국(23위)은 전반 중반 멕시코에 선제골을 허용한 뒤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상대에게 끌려다녔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살아 있는 전설’ 손흥민(LA FC)이 있었다. 손흥민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발재간으로 견고했던 멕시코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중반에는 직접 호쾌한 발리 슈팅으로 동점까지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오현규(헹크)의 역전 골까지 터지며 리드를 잡았다. 후반 막판 동점 골이 없었다면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도 가능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 전반 21분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풀럼)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들어 손흥민과 오현규의 연속 골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며 아쉬운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7일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미국 원정 친선경기 두 경기를 1승 1무로 마감했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돼 후반 20분 호쾌한 왼발 발리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지난 미국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골이다. 비록 친선경기였지만 두 경기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활약은 월드컵 본선을 약 9개월 앞둔 대표팀에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이다. 올 시즌부터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보금자리를 옮긴 손흥민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시차 적응이 필요 없는 ‘홈’에서 치르게 된다. 내년 본선에서도 이번 친선경기와 같이 빠른 몸놀림을 보여줄 수 있다면 월드컵에 임하는 대표팀의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질 수 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 홍 감독과 함께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다 출전 공동 1위(136 경기)에 올랐다. 손흥민은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두 차례의 A매치 경기(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 중 한 경기에만 출전해도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쓴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오현규는 후반 30분 역전 골을 터뜨려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강인이 길게 올린 공을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몰고 들어가 어려운 각도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상대 선수 다리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독일 혼혈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압박과 투쟁심, 빠른 패스 투입 등을 선보이며 첫 A매치 선발 출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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