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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을 건강도시로 만드는 정원과 디지털의 만남

■김현정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이사장·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정원·녹지공간서 얻은 힐링 효과

디지털 헬스 통해 파악할 수 있어

건강 인프라 구축 첨병 역할할 것





서울은 현재 초고령사회 진입은 물론이고 기후위기와 정신건강 문제 해결이라는 중대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정원’과 ‘디지털 헬스’가 만나는 새로운 시도가 있어 주목된다. 현재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마련된 대한디지털헬스학회 특별 체험관이 바로 그 실험의 장이다.

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어 놓은 공간이 아니다. 영국의 ‘녹색 처방’이나 미국의 ‘공원 처방’에서 보듯이 정원은 인간의 신체·정신적 회복을 돕는 공공 건강 자원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단순한 감정 반응을 넘어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 우울증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객관적 측정과 관리는 개인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정원이나 녹지 공간에서 걷거나 머무르는 경험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혈압과 심장 박동을 안정시키며 우울과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가 크다. 세계 각국이 ‘정원 처방’과 같은 자연 기반 건강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근거에 기반한다.

여기에 디지털 헬스 기술이 결합하면 효과는 한층 커진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가 준비한 이번 특별 체험관은 정원 관람 전후 시민의 생체 정보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웨어러블 스마트 반지나 가슴에 부착하는 패치형 기기로 심박수, 심박변이도,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소변이나 타액 내 생체 지표들을 활용해 스트레스 상태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건강 지표 모니터링 방법도 제공한다. 시민들은 정원 관람 전후 자신의 스트레스 관련 생체 신호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자연이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체험관의 또 다른 의의는 디지털 헬스를 통해 정원 처방의 기초 자료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정원은 도시재생, 관광, 지역 경제와 연결돼 있고 디지털 헬스는 초고령사회 대응, 사회적 비용 절감, 정신건강 및 삶의 질 증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 두 영역의 접점은 ‘예방 중심의 건강 생태계’ 구축이다.

고령자가 정원에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회복을 경험할 때 디지털 기기로는 생체 정보를 측정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주며 사회에는 빅데이터 기반 정책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의사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연결은 서울이 정원을 활용해 ‘건강 도시’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략 자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대한디지털헬스학회가 조성한 특별 체험관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자연과 디지털이 연결되는 서울형 도시 건강 모델을 시민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의 장이다.

시민이 주체로 참여하고, 학회와 기업이 협력하며, 공공이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때 정원은 단순한 녹지를 넘어 도시의 건강 인프라로 기능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디지털 헬스 기술이 있다. 서울은 지금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울의 정원은 어떻게 시민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가” “디지털 헬스는 어떻게 이를 증명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가”. 이번 체험관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작지만 큰 걸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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