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를 비롯해 고현정, 이영애 등 1990년대 톱스타들이 치킨집 사장, 연쇄살인마, 마약 브로커 등으로 변신해 안방극장에 잇달아 컴백한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아니라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OTT의 물량 공세로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 톱 배우들이 시청률을 견인해 방송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고현정이 5일 첫 방송하는 SBS 금토 드라마 ‘사마귀 : 살인자의 외출’에서 잔혹한 연쇄살인마 정이신 역으로 포문을 연다. 이 작품은 연쇄살인마 ‘사마귀’가 잡힌 지 20년이 지난 후 모방 범죄가 발생하자 평생을 증오한 자신의 엄마이자 연쇄살인마 ‘사마귀’와 공조 수사를 펼치는 형사 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5명을 잔혹하게 죽였지만 죽어가는 새는 살리고, 경찰을 돕겠다고 현장에 나오지만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떠올리며 즐기는 이신의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긴장감을 높이는 독특한 스릴러로 알려졌다. 고현정이 SBS 드라마에 6년 만에 복귀하는 데다 변영주 감독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이어 두 번째로 드라마를 연출하고 천만 영화 ‘서울의 봄’ 등의 이영종 작가가 집필한 점이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변 감독은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할 것이라는 야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동네 치킨집 사장으로 변신한다. 그는 15일 첫 방송하는 tvN 월화 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에서 레전드 협상가 출신으로 현재는 동네 치킨집을 운영하는 신 사장 역을 맡았다. 신 사장은 편법과 준법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동네 히어로 형’이다. 법을 지키려는 이와 살짝 비켜 나가려는 신 사장의 엉뚱함을 비롯해 예상하지 못한 해결 방식은 웃음을, 통쾌하게 현실을 비틀어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도파민을 선사해 커다란 사랑을 받았던 ‘낭만 닥터 김사부’를 연상하게 하는 신 사장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뿌리 깊은 나무’ ‘비밀의 문’에서 이미 한석규와 호흡을 맞춘 신경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점도 기대 포인트다. 한석규는 “겉으로는 능청스럽지만 속으로는 예리한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대사 톤과 눈빛은 물론 치킨을 튀기는 손놀림까지 신 사장답게 맞춰갔다”며 “편안하고 친근한 치킨집 사장일 때는 색감이나 소재가 부드러운 옷을 입고 협상가로 변할 때는 보다 날렵하고 단정한 스타일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영애는 1999년 ‘초대’ 이후 26년 만에 ‘은수 좋은 날’로 KBS 드라마에 복귀한다. 20일 처음 방송되는 토일 드라마 ‘은수 좋은 날’은 가족을 지키고 싶은 학부모와 두 얼굴의 선생이 우연히 얻은 마약 가방 때문에 벌어지는 위험한 동업 일지를 그린 로맨스 스릴러다. 이영애는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내몰린 주부 강은수 역을, 김영광은 낮에는 방과후 미술 강사지만 밤에는 유명한 클럽 MD로 활동하는 이경 역을 맡았다. 제작진은 “한순간에 무너진 일상을 지키려는 은수와 비밀스러운 이중 생활을 이어가는 이경, 그리고 모든 진실에서 멀어져야만 하는 은수의 딸 수아(김시아 분) 세 사람 사이에 비밀과 거짓말이 얽히며 전개되는 예측 불가 스토리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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