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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 신고라더니… 말바꾼 경찰 '초등생 유괴 시도' 3명 긴급 체포

■경찰 '안일한 대응' 논란

'유괴 사실없다' 결론냈다가

뒤늦게 20대 남성 3명 검거

학교 인근서 차량 타고 접근

"데려다 줄게" 4명 유인 혐의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학생 4명에게 잇따라 ‘차량에 탑승하라’며 유괴를 시도한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학교 측도 가정통신문을 배포하면서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경찰은 ‘오인 신고’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와는 다르게 실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경찰이 강력 범죄인 미성년자 유인에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초등학생 4명을 상대로 유괴를 시도한 20대 남성 3명을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2명에 대해서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체포된 남성 3명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1분께 차량을 타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며 한 초등학생에게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줄게”라고 말을 걸며 유인했다. 다만 피해자가 현장을 이탈해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날 오후 3시 32분에 1명, 3시 36분께 2명 등 다른 초등학생에게 접근해 같은 방법으로 유인을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피의자들은 서로 친구 관계이며 장난삼아 던진 말에 초등학생이 놀라는 것이 귀엽고 재밌어서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해 아동의 학부모는 지난달 30일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초등학교에서도 사건 당일 가정통신문을 배포해 “주말 사이에 흰색 차량에 탑승한 낯선 남성 두 명이 아이들에게 접근해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한 사례가 보고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 아동 이동 경로상의 CCTV를 면밀히 확인했다”며 “‘남성이 차량 이용 접근 등’ 신고 내용과 관련한 약취유인 행위는 발견할 수 없는 등 범죄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소문을 듣고 누군가 잘못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달 2일 재차 신고가 접수되자 다시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인을 검거한 뒤 피해자의 신고가 정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책임 소재를 돌렸다. 경찰은 최초 신고자인 피해 아동의 모친이 ‘범인들이 흰색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유괴를 시도했다’고 말해 오인이 생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아동 모친이 알려준 차량과 실제 범행 차량은 색상이나 차종이 달라서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범행 차량은 쥐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부모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사건에 대해 경찰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학부모 박 모(40대) 씨는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불안해진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경우 이러한 사건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가 신고를 했음에도 제대로 수사조차 하지 않고 ‘아니다’라며 범행 발생 사실을 부인하는 경찰의 태도가 더욱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초등학생 약취유인 시도 사건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5월 22일 경기 남양주에서 등교 중인 초등학교 3학년을 유인해 차량에 태우려 한 70대 남성이 강제추행과 유인 미수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7월 1일에도 충북 청주의 한 놀이터에서 여섯 살 남자아이의 팔과 휴대폰 목걸이를 잡아당기면서 “나랑 같이 가자”며 유괴를 시도한 50대가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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