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美 법원 제동에 국채 금리 치솟고 금값 사상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미국 법원 항소심에서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자 미국은 물론 주요국의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금값은 폭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부채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관세 수입마저 위태롭다는 우려가 커지자 국채의 인기는 떨어지고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4.26%, 4.97%로 각각 전 거래일보다 3bp(bp=0.01%포인트), 5bp 뛰어올랐습니다. 특히 3일 30년물 수익률은 5.00%까지 오르며 올 7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5% 선에 도달했습니다. 채권금리가 올라갔다는 것은 투자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내려갔다는 의미입니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도 2일 5.69%까지 치솟아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채권의 벤치마크인 독일 10년물 국채금리와 프랑스의 10년·30년물 금리도 각각 2.78%, 3.58%, 4.50%로 마감해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습니다.
증시도 힘을 못 쓴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2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달 29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나란히 하락세로 마감했습다.
채권·주식과 달리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트로이온스당 3592.2달러로 전장 대비 2.2%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열린 시장에서 금 선물은 3616.9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3600달러 선을 돌파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발효한 상호관세가 사법부에서 위법 판단을 받으면서 각국의 무역·재정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월가는 상호관세가 위법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미국 연방의 재정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관세 수입은 올 7월 월간 사상 최고치인 28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가 재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관세 수입이 줄어들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서명한 감세법을 감당할 적자 방어 수단도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에 경기 악화 신호가 잇따르고 있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점도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7로 시장 전망치(49.0)를 밑돌았습니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대법원에 조기 심리 개시와 신속한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없애면 미국은 제3세계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일본은 우리에게 수천억 달러를 낼 것이고 한국과 유럽연합(EU)도 8500억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美 법원 "구글, 크롬 매각 필요 없어"…강제 분할 리스크 벗었다
미국 법원이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구글이 검색 서비스 사업을 매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구글이 가장 우려했던 강제 분할 리스크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데이터 경쟁사 공유, 독점 계약 금지 조건이 붙으면서 사업 전반에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미트 메흐타 워싱턴DC 연방법원 판사는 2일(현지 시간) 온라인 검색 시장의 구글 독점 해소를 위한 1심 최종 판결에서 “크롬 매각이 매우 복잡하고 위험성이 크다”면서 구글의 브라우저 크롬 매각이 불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메흐타 판사는 웹브라우저(PC 인터넷 검색 서비스)인 크롬은 물론 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OS)로 쓰이는 안드로이드도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자금 지급 중단 시 협력사와 소비자에게 상당한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이유로 구글이 애플·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지급해왔던 수십억 달러의 비용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법원이 지난해 8월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를 불법적 독점이라고 판결하자 미국 법무부는 독점 해소 방안으로 △크롬 매각 △데이터 공유 △자사 검색엔진 우선 배치 조건의 자금 지급 금지 등을 제시했습니다. 안드로이드 매각은 법원에 제출한 해소 방안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 중에서도 크롬 매각은 구글에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였습니다. 전 세계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약 90%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PC에 설치된 크롬에서 구글 검색이 이뤄지는 구조를 고려하면 크롬 매각 시 구글의 시장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합니다.
외신은 이번 판결을 두고 구글에 유리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흐타 판사의 결정은 구글의 입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구글 주가가 8% 급등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 해석이 나왔습니다.
구글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법원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검색 데이터를 경쟁사와 공유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타격도 예상됩니다. 구글은 경쟁사들의 기술 모방을 이유로 데이터 공유를 거부해왔지만 메흐타 판사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환경이 변하고 있다면서 구글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또 법원이 구글에 제조사와 경쟁사 제품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 계약을 맺지 못하게 제한한 점도 구글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인도, 첫 국산 반도체 칩 '비크람 32비트 프로세서' 생산
글로벌 반도체 허브를 목표로 내건 인도가 국산 반도체 칩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3일 인도 매체에 따르면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미콘 인디아 2025’ 콘퍼런스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자국산 반도체 칩 ‘비크람 32비트 프로세서’와 4개 실험용 칩을 전달했습니다. 위성과 로켓에 적용하기 위해 설계돼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성과는 인도 반도체 산업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됩니다. 반도체 공급망 불안과 글로벌 수요 확대 속에서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인도 정부는 2021년 정부 기관 ‘인디아 세미컨덕터 미션’을 출범해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 정부는 6개 주(州)에서 180억 달러 규모의 10개 반도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 반도체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인도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4년 520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034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디 총리는 “인도에서 만든 반도체가 세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날이 머지않았다”며 “올해 안에 상업용 칩 생산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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