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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용 ‘드론 방패’…美 육군 휴대용 탐지·재밍 장비 도입[이현호의 밀리터리!톡]

美 육군 500여 대 도입 및 배치

‘윙맨’으로 보고 ‘핏불’로 막는다

‘드론 방어’에서 ‘드론 사냥’까지

‘스메시 2000L’은 하드킬 능력↑

미 육군의 착용형 탐지 및 재밍 장비. 사진 제공=마이디펜스社




‘윙~’. 파리의 날갯짓을 연상케 하는 이 소리는 현재 진행형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소리다. 적군의 드론이 자신들을 발견했거나 곧 공격할 거란 뜻이기 때문이다.

2022년 전쟁 초만 해도 우크라이나 최전선은 귀청이 터질 듯한 엄청난 포격 소리로 뒤덮였다. 진군하는 러시아 탱크와 이를 막는 대전차 미사일 발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3년 지나면서 전쟁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최전선에 병사들은 삽질로 파낸 참호 안에 웅크리고 경계하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100여 년 전 참호전으로 유명했던 1차 세계대전을 연상케하는 모습이다.

반대면 적 벙커에선 병사가 헤드셋을 낀 채 컴퓨터 화면을 통해 능숙하게 조이스틱 컨트롤러를 조작한다. 마치 게임을 하는 게이머처럼. 이 병사들은 자폭 드론을 조종하는 암살자들로 목표를 향해 드론을 돌진시킨다. ‘펑~’ 소리가 들리고 화면이 흑백으로 지지직거리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게 된다.

이런 모습은 ‘드론전쟁’에서 나타난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사상자의 약 70%는 드론으로 전사했다. 대량 살상무기인 전차·곡사포·박격포 등 전통 무기를 합친 것보다 드론이 훨씬 더 많은 군인을 사살했다.

이처럼 현대전에서 드론의 공격을 막아 병사들의 생존성 강화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각국 군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FPV(1인칭시점) 드론 같은 무인기의 위협이 높아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드론을 찾아내 무력화하는 휴대용 장비는 부피가 크고 전력을 많이 쓴다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미 육군이 이에 대한 대응시스템 도입에 서두르고 있다. 지난 7월 미 육군은 덴마크 마이디펜스(MyDefence)社와 2600만 달러(약 360억 원) 규모의 휴대용 드론 탐지 및 대응 장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각각의 병사가 드론 위협에 직접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착용 방식인 ‘모듈형 드론 방어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휴대용 재밍 장비인 ‘핏불’. 사진 제공=마이디펜스社


휴대용 드론 탐지 장비 ‘윙맨’. 사진 제공=마이디펜스社


미 육군이 도입한 장비는 마이디펜스社의 ‘솔져 키트(Soldier Kit)’다. 작고 가벼운 드론 탐지기 ‘윙맨’(Wingman)과 전파 교란 장치 ‘핏불’(Pitbull)로 이뤄졌다.

윙맨은 최대 6㎞ 범위에서 360도 방향으로 드론을 검색해 10초 안에 찾아낼 수 있다. 드론이 감지되는 즉시 소리와 빛, 진동으로 병사에게 경고를 알린다. 성능은 상상 이상이다. 작은 드론 조종에 쓰이는 433㎒, 868㎒, 915㎒, 1.2㎓, 2.4㎓, 5.2㎓, 5.8㎓ 등 여러 주파수 대역을 대부분 탐지할 수 있다. 무게는 외부 배터리를 포함한 윙맨 103’이 1.1㎏, 내장 배터리 방식의 ‘윙맨 105’가 840g으로 손쉽게 휴대가 가능하다.



동시에 착용하는 핏불은 드론 통신을 방해하는 재머(교란장치)다. 두 종류가 있다. 2.4㎓, 5.2㎓, 5.8㎓ 대역 재밍이 가능한 ‘핏불 100’과 1.6㎓ 대역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GPS) 방해 기능이 추가된 ‘핏불 101’ 등이 있다. 두 모델 모두 1.3㎏으로 가벼워 외장 배터리로 2시간 연속 재밍할 수 있다.

미 육군이 이 장비를 도입한 배경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마이디펜스의 솔져 키트는 그 능력을 입증됐기 때문이다. 대규모 도입에 앞서 최근 미 유럽사령부(EUCOM)도 독일에서 진행된 합동 훈련 중 이 장비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은 솔져 키트 약 500대를 주문해 우선적으로 유럽사령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앞서지난 5월 미 육군은 이스라엘 스마트슈터社로부터 병사들 소총에 달 수 있는 작은 사격통제장비 ‘스메시(Smash) 2000L’를 약 400억 원을 들여 대거 구매했다. 이처럼 육군의 솔져 키트 주문은 전장에서 흩어져 있는 전투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스메시 2000L은 사수가 조준경으로 표적을 조준점에 놓으면 사격통제 시스템이 자동으로 발 타이밍을 찾아 발사하는 장비다. 이들 장비는 병사들이 작은 드론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에 대해서도 명중률을 높일 수 있게 ‘하드 킬’(Hard Kill, 물리적 파괴) 역할을 하게 된다.

종합하면 마이디펜스社의 윙맨은 병사들의 드론 탐지 및 ‘소프트 킬’(Soft Kill·기능 무력화) 능력을 강화하면, 스마트슈터社의 스메시 2000L은 병사들의 드론 ‘하드 킬’ 능력을 높여주는 셈이다.

병사용 ‘드론 방패’ …美 육군 휴대용 탐지·재밍 장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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