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거나 방치된 공공 부지를 디지털 자산으로 유동화해 시민들의 투자를 받는 부동산 조각 투자(토큰 증권)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토큰 증권(STO)은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유동화해 다수 투자자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치안센터가 이전해 비어 있거나 임시로 사용 중인 시유지 1~2곳을 대상으로 부동산 조각 투자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후보지는 동작구 상도동 상도5치안센터, 은평구 신사동 신사1치안센터 부지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접근성 등 입지 조건을 감안해 후보지를 선정했다. 도심형 소규모 창고 운영 등 부지를 활용해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발굴해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부동산 조각 투자를 통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던 공공 자산을 활용해 재정을 확충하고 노후화된 시설·지역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는 임대 수익을 배당 받을 수 있고 유동화 대상 자산인 공공 부지의 가치가 높아진 다음에는 매각을 통한 이익도 얻을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중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부서 협의 등 사전 준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중 해당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된 디지털 토큰의 투자자를 공개 모집할 예정이다. 디지털 토큰은 주식처럼 플랫폼에서 매수·매도 등의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치안센터가 이전하고 남은 부지 등 제대로 이용되지 않고 있는 공공 부지를 대상으로 부동산 조각 투자를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시행을 위해 8월 28일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루센트블록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루센트블록은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성수 코오롱타워, 대전 하나스타트업 파크 등 여러 부동산 유동화 공모를 진행했다. 양 기관은 서울시 공공 자산의 토큰화 사업 공동 추진, 시민 대상 부동산 토큰화 정보 및 교육 지원, 관련 법규 및 정책 제안·개선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부동산 조각 투자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공공 자산을 디지털로 전환해 유연하게 활용하고 개발이익을 시민과 공유하는 ‘시민참여형 동행개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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