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디자인 창의 도시’로 문화 헤리티지가 흘러넘칩니다.”
젠 로버츠 디자인 마이애미 최고경영자(CEO)는 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의 첫 전시 장소로 서울을 선택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디자인 마이애미’는 2005년부터 매년 디자이너·갤러리·큐레이터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탁월한 소장 가치를 지닌 디자인 작품을 선보이는 페어다.
그중에서도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 전시는 개최되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전시’가 진행된다. 이날 방문한 DDP 이간수문전시장에는 하얀 천으로 공간의 부드러움을 연출한 뒤 종이 풀을 활용한 소파나 전등·항아리 등이 자리했다. 지하에는 나무 테이블, 책장부터 장신구까지 한국의 미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조혜영 전시기획자는 “이 전시장은 자하 하디드의 개성이 강렬해 공간을 활용하기가 어려웠다”면서도 “1층에는 자연광을, 2층에는 조명을 활용해 작품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마이애미가 서울의 DDP를 아시아 첫 전시 공간으로 선택한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디드는 2005년 ‘디자인 마이애미’가 처음으로 열렸던 해 ‘올해 디자이너상’을 최초로 수상한 건축가다. 그런 그가 설계한 DDP에서 행사를 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 디자이너들이 해외 갤러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로버츠 CEO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해외 디자이너들을 교육하는 멋진 큐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4월부터 디자인 마이애미와 함께 논의를 해 프리즈·키아프 등과 같은 기간에 열릴 수 있도록 속도를 냈다”며 “단순한 문화 행사가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창조적인 에너지, 디자인 가능성을 세계로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창작의 빛:한국을 비추다’를 주제로 2일부터 14일까지 DDP 이간수문전시장에서 열린다. 2개 층에서 12개의 해외 갤러리, 4개의 국내 갤러리, 71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총 17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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