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때가 있습니다. 나와 상대방 모두 조금 부족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면서 채우자’는 마음으로 짝을 찾았으면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묘장 스님은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에세이집 ‘인연 아닌 사람은 있어도 인연 없는 사람은 없다’ 출간을 기념해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세이집은 묘장 스님이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로 재임하면서 펼친 청춘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의 경험과 인연·사랑 등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묘장 스님이 기획한 ‘나는 절로’는 ‘자만추(자연스러움·자비 안에서 만남 추구)’를 도모하는 1박 2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다. 그간 수많은 커플이 탄생했고 이 가운데 세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달 13~14일 양일간 강원 속초시 신흥사에서 예정된 ‘나는 절로, 신흥사’ 편에는 2620명이 신청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남성과 여성 경쟁률은 각각 90.3대1과 128대1이다.
조계종이 중매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묘장 스님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하는 것이 자비를 실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저출생 극복 과제를 위해 종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는 것이다.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해 묘장 스님은 “욕심을 줄일 줄 알아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스님은 “세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사랑에도 진짜 때가 있다”며 “내가 완벽해지려다가, 혹은 완벽한 상대를 찾다 보면 세월이 한없이 흐른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좀 부족하고 상대방도 좀 부족한 상태에서 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사랑을 하는 방법에 대한 지혜도 건넸다. 묘장 스님은 “가족·친구·연인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통제하고 내 방식에 맞추려고 하는 순간 관계는 ‘지옥’이 된다”며 “우리는 상대를 나에게 맞게 바꾸려 할 때 더 쉽게 다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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