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을 사칭해 자영업자에게 접근한 후 대량 구매를 미끼로 물품 결제를 대신하도록 요구하는 사기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관련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사칭자들은 꽃집이나 화훼농원 등에 전화를 걸어 “한국소비자원 직원인데 나무, 화분 등을 대량 구매하고 싶다”며 견적서를 요청했다. 이후 기관 상징(CI)과 홈페이지 주소가 인쇄된 명함을 보내 신뢰를 쌓은 뒤, ‘물품 구매 확약서’ 작성이나 홍삼·매실원액 등 다른 제품을 대신 구입해 달라며 대리 결제를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이 사용한 명함에는 직원 이름, 부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기재돼 있었지만 실제 소비자원과는 무관한 정보였다. 피해 소상공인 가운데 일부는 “대량 구매 제안을 믿고 결제에 응했다가 손실을 입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원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수사기관에 정식 의뢰할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사칭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최근 어려운 경기를 틈타 소상공인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며 “공공기관은 결코 물품 구매를 위해 대리 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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