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과의 언론 공개 회담에서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에서 항상 승리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면 나는 괜찮다”며 국방부 명칭 변경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방어만 하고 싶지 않다. 공격도 원한다”며 국방부(국가방위부)의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이어 “우리가 1·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을 때 (국방부를) 전쟁부라고 불렀다”며 “모두가 전쟁부 시절 우리가 믿을 수 없는 승리의 역사를 가졌다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피트 헤그세스(국방장관)는 내가 전쟁부라고 부르는 곳에서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국방부라고 부르지만 이름을 바꿀 생각”이라며 “아마도 약 일주일 안에 국방부를 예전처럼 공격적인 명칭으로 되돌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헤그세스 장관을 ‘전쟁장관’(Secretary of War)이라고 부르는 등 국방부 명칭 변경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옆의 옛날 건물만 봐도 과거 (국방장관을) 전쟁장관으로 불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우리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추구하면서 국방장관으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명칭 관련 업무는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맡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78년 만에 국방부라는 부서 명칭을 전쟁부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서 명칭과 관련해 “다음 주나 그 이후”에 바꿀 수 있다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에게 변경 작업을 맡기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명칭 변경에 대해 "두어번 해보겠다. 만약 모두가 이를 좋아한다면 명칭을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헤그세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국방부’라는 명칭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국방장관 지명자 시절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미군이 전투력보다 정치적 올바름에 더 신경을 써 약해졌다며 정치적 올바름에 관여한 장관을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는 취임 이후 전 세계 분쟁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국방부 명칭 시도는 해외 군사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나는 방어만 하고 싶지 않다. 공격도 원한다”며 적극적인 군사 행동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1947년 의회가 의결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부처로 명칭 변경을 위해선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승인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와 관련 그는 의회 승인 필요 여부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냥 할 것이고, 우리가 필요하면 의회가 따라갈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미국 전쟁부는 1789년 미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에 의해 설립됐다.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은 1789년 취임 이후 연방 정부를 구성하면서 육군을 총괄하는 부서를 세우고 전쟁부라고 명명했다. 미국 정부는 1798년 해군을 담당하는 해군부를 따로 설립했다. 미군은 제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전쟁부와 해군부가 양립하는 구조였다.
미국은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각 군대를 통합 운영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1947년 의회에서 통과된 ‘국가 안보법’에 따라 전쟁부를 육군부와 공군부로 분리했다. 동시에 육·해·공군부를 ‘연방군사편제부(NME)’ 산하로 편입했다. NME는 1949년에 국방부로 명칭을 바꿨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명칭 변경 이유에 대해 “독립성이 컸던 해군을 포함해 각 군을 더 강력하게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전쟁부의 명칭을 국방부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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