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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힙’한 대한민국 지키는 저작권

강석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2025년 여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작품 자체는 한국산이 아니지만 한국적인 가상의 아이돌이 현실의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고 ‘김밥 챌린지’ ‘골든 챌린지’ 등이 국경 없는 유행으로 번졌다. 구글에서는 ‘라면’ ‘한국 여행’ ‘한국 화장품’ 등 관련 키워드가 사상 최대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런 관심의 증가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K콘텐츠가 이미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을 보여준다.

인터넷에는 “김구 선생님이 관에서 깨어날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니다. 천국에서 자랑스러워하실 작품”이라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 문화의 힘이 국민적 자부심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세계인이 K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필연적이다. 낯선 소재와 표현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안에 담긴 보편적 정서와 스토리가 몰입을 만들어낸다.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적 정체성과 새로운 경험이 함께할 때 세계인은 강한 매력을 느낀다. 이 같은 창작력과 문화적 정체성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제도적 기반이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을 뒷받침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두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평가하며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튼튼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세계인은 우리의 창작 방식과 표현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K콘텐츠를 배우고 체험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K콘텐츠의 인기 뒤에는 어떤 힘이 숨어 있을까. 핵심은 ‘권리 보호와 이용 진흥’의 균형, 즉 저작권을 포함한 제도적 안전망이다. 한국의 창작자들은 세계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와 표현을 자유롭게 탐구하고 만들어진 결과물 역시 안전하게 보호받는다. 말하자면 특허가 기술의 독점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 달리 저작권은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을 보호한다. 저작권을 통해 창작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독창적 시도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로써 창작의 다양성이 살아나 한국의 문화는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킨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성공 사례에서 보듯 K콘텐츠는 우리 자본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함으로써 상상 이상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펼칠 수 있었다.

이런 글로벌한 문화의 확산은 창작과 관련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한국 저작권 산업의 경제 기여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핵심 저작권 산업의 명목 부가가치는 159조 7730억 원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6.7%를 차지했다. 고용 규모로는 전체 산업 고용자 수 대비 핵심 저작권 산업은 153만 500명으로 전체 산업 고용자 수의 5.4%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저작권 산업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작권은 이렇게 표현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산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제도다. 저작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권리 보호와 이용 진흥의 균형이 지켜질 때 K콘텐츠는 더욱 힘차게 비상할 수 있다. 창작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단순한 보호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자존심과 ‘힙’한 미래를 동시에 지켜내는 길이다. 앞으로도 K콘텐츠는 날개를 달고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며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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