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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7개월, 중저소득층부터 때렸다[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중산층 소비심리 하락세

고-저소득 격차, 7년 만에 최대

월마트 "중저소득층, 지출 줄인다"

관세로 경제 전반 악영향

고물가 우려에 허리띠 졸라매

EPA연합뉴스




미국 중저소득층 가구의 소비 심리가 차갑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 정보회사 모닝컨설트를 인용해 중산층의 소비 심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모닝컨설트 조사 결과를 보면 연소득 5만~10만불 사이의 중산층 가정의 소비심리지수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107.201에서 지난 4월 24일 95.599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6월 8일 113.057을 찍기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다시 하락해 8월 20일 현재 99.309를 기록했다. 존 리어 모닝컨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 소비자들의 (심리가) 세상의 모든 호황에 휩쓸려 잠시나마 상승세를 타는 것처럼 보였던 시기가 있었다"면서도 "그러다 상황이 곤두박질쳤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 소비심리는 꾸준히 내렸다. 연소득 5만 달러 이하 가정의 소비심리는 1월 20일 95.219에서 계속 미끄러져 8월 20일 88.378을 나타냈다. 반면 고소득층 소비심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월 20일 116.585에서 지난 4월 17일 106.206으로 내리는가 싶더니 8월 20일 123.857까지 올랐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의 소비심리 격차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제 일선에서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기업들도 이 같은 기류가 실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중산층 및 저소득층 쇼핑객들이 지출을 줄이고 장바구니에 불필요한 품목은 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 자동차부품 소매업체 어드밴스 오토 파츠도 "중저소득층 고객이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일부 자동차 및 트럭 소유주들은 불필요한 수리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30세 뷰티 및 패션인플루언서인 마이라델리스 산티아고는 WSJ에 관세 인상으로 화장품 및 스킨케어 브랜드의 광고 지출이 줄며 그의 파트너십 계약 규모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이 늘자 광고 지출부터 줄여 자신의 수입도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매주 식당에 갔지만 이제는 그 횟수를 한 달에 한 두번으로 줄였고 푸에르토리코로 가는 여행도 취소했다"며 "안타깝게도 당분간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나온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8월 4.8%로 7월의 4.5%에서 상승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58.2로 7월보다 5.7%, 1년 전보다는 14.3%나 하락했다. 경제가 안 좋은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보다는 중저소득층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최근 한 행사에서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더 이상의 여분의 돈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고용과 물가 모두 우려가 되지만 고용이 더 급하다며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7개월, 중저소득층부터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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