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이 업무 환경으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를 경험하고 있어 기업들의 근본적 인사정책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더글라스 맥라플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근무환경이 직원들의 정신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며 "좋은 일터는 자존감과 인간관계를 강화하지만 열악한 환경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남긴다"고 밝혔다. 2021년 직장건강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76%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었으며, 이중 84%는 직장이 주된 원인이라고 답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분석에서는 유급병가 제도가 없는 근로자들이 심리적 고통을 받을 확률이 일반 직장인보다 현저히 높았다. 아픈 몸으로 억지 출근하는 '프리젠티즘' 현상은 동료들에게 질병을 전파하고 업무 품질까지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특히 야간근무와 교대근무의 폐해가 심각하다. 불규칙한 수면패턴은 '교대근무수면장애'를 유발해 집중력 저하와 감정조절 장애를 초래한다. 미국 근로자 5명 중 1명이 이런 근무형태에 노출돼 우울증 발병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고용불안정도 정신건강의 주요 위협 요소다. 프리랜서나 계약직은 예측 불가능한 수입구조로 인해 지속적인 불안감에 시달린다. 조직 소속감 부족으로 사회적 정체성까지 약화되는 상황이다. 반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도입 기업들은 직원들의 정신건강 지수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외과의국은 건강한 직장 조성을 위한 5대 원칙을 제시했다. △안전한 근무환경 △동료 간 연대감 △일과 삶의 균형 △업무 가치 인식 △성장 기회 제공이다. 맥라플린 전문의는 "가족이 평소와 다르다고 지적하거나 일요일 밤 출근 공포, 만성 피로,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즉시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치료에도 호전이 없으면 휴직 등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억지로 버티는 것보다 회복 시간을 갖는 것이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가족의료휴가법을 활용한 정신건강 회복 후 업무 복귀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원의 마음 건강에 투자하는 기업일수록 장기적으로 높은 생산성과 낮은 이직률을 기록한다"며 "정신건강 관리를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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