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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트럼프 ‘해고 정치’… 충성파 채우고 군대마저 정치화

경질한 CDC 국장 대행에 '경력 전무' 케네디 측근 임명

정부 독립기관에 공격 집중 "공적 영역 뿌리 채 흔들어"

"하고 싶은 일 다 할 수 있다"는 트럼프, 권위주의 휘둘러

워싱턴 이어 '민주당 우세' 시카고에 軍 투입도 추진

미국 조지아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변에서 시민들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갈등을 빚다 경질된 수전 모나레즈 전 국장을 따라 항의의 의미로 사표를 던진 CDC 임원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자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고 정치’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정책 보직을 자신의 말을 무조건 따르는 충성파들로 채우고 있다.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주에는 ‘치안이 불안하다’는 이유를 들며 주 방위군을 투입해 군대마저 정치 도구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 연방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정부 산하 위원회 등 독립기관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최근 사례는 미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8일(현지 시간) 짐 오닐 보건복지부 부장관을 CDC 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월가 투자자 출신으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측근인 오닐 부장관은 의학계 경력이 전무한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사권을 휘둘러 껄끄러운 인사를 솎아 내고 그 자리에 충성파를 앉힌 셈이다. ‘백신 음모론자’인 케네디 장관과 맞선 수전 모나레즈 전 국장이 전격 경질되며 CDC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된 데 따른 인사 조치다.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장관의 정책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자 CDC는 충격에 휩싸였고 다른 고위직 4명도 항의의 뜻으로 줄줄이 사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달 지상교통위원회(STB) 내에서 미국 최대 규모의 철도 인수합병(M&A) 계약인 유니언퍼시픽의 노퍽서던 인수를 반대하던 유일한 위원인 로버트 프리머스를 해고했으며, 행정부의 재난 대비 정책을 비판하는 서한을 의회에 보낸 연방재난관리청(FEMA) 공무원 30여 명에게도 e메일로 직위 해제를 통보했다. 미국 내 원전을 확대하더라도 안전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크리스 핸슨 위원, 미국의 5·6월 일자리 수를 대폭 하향 조정한 에리카 매컨타퍼 노동통계국(BLS) 국장 모두 괘씸죄로 해고 목록에 올랐다.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주택 대출 사기 의혹으로 경질한 이유에도 금리정책을 입맛에 맞게 좌지우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있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 없는 인사권 남용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공적 영역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국가 정책 결정에 통계 등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온 기관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국민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NRC 기능이 위축되며 미국 내에서 원전의 안전 관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원전 부활’을 선언하고 원전의 설계 인증 기간을 최대 40년으로 연장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안전 관리는 공백 상태라고 꼬집었다.

WSJ는 트럼프 2기가 1기보다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한층 강해졌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나는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권리가 있다”고 했던 발언이 현 사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진단이 나온다. WSJ는 “백악관 보좌진이 1기 때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정책을 억제했던 모습이 2기 때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기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앉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가 기밀을 누출했다는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는 처지다. 트럼프 1기 때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을 지낸 마크 쇼트는 “트럼프도 자신이 원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골적인 ‘군대의 정치화’도 진행되고 있다. 시카고 북쪽에 자리한 ‘그레이트 레이크스 해군기지’의 맷 모글 대변인은 이날 미 국토안보부가 ‘작전 지원’용 시설·인프라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는데 AP통신은 행정부가 시카고에 군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국토안보부의 ‘작전’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시카고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민주당 소속인 브랜든 존슨 시장이 재임 중이다.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 주지사도 민주당 소속 J B 프리츠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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