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 성당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집단 살인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고 현지 경찰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찰은 “총격범이 무고한 아이들을 공포에 빠뜨릴 의도를 분명히 갖고 있었다”며 “그가 ‘집단 살인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방 검찰 역시 총격범이 남긴 영상과 글에서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집단에 대한 증오를 드러냈다”며 “유일하게 존경한 대상은 ‘집단 살인범’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 로빈 웨스트먼(23)은 이달 27일 자신이 다녔던 가톨릭 학교(Annunciation Catholic School) 성당에서 신학기 첫 주 미사 중이던 학생들을 향해 창문으로 소총 116발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8살과 10살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어린이 1명이 더 늘어나 총 18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공개된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총격범이 성당에 들어가지 않은 채 창문 너머로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향해 무작위로 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교회와 범인의 주거지 3곳에서 수백 점의 증거를 확보했다. 다만 총격범이 왜 이런 집착을 보이고 범행을 저질렀는지 명확한 동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트렌스젠더로 추정되는 총격범은 2020년 법원에서 남성 이름의 '로버트'에서 '로빈'으로 이름을 바꿨다. 서류에는 “여성으로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총격범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 형식의 글에는 오랫동안 범행을 계획해왔다는 고백과 심한 우울감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총격범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에는 총기와 탄약, 과거 집단 살인범들의 이름, ‘트럼프를 죽여라’, “너의 신은 어디 있느냐”라는 글귀가 담겼다. 총격범은 범행 직후 성당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총격범이 범행 당일 사용한 소총 탄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증오가 담긴 글이 쓰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엑스(X)를 통해 "이 몹시 병든 살인자는 소총 탄창에 '아이들을 위해', '너의 신은 어디에 있나',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등의 문구를 휘갈겨 썼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전날 CNN 인터뷰에서 웨스트먼에게 전과 기록은 없다며,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웨스트먼이 총격에 사용한 소통, 산탄총, 권총은 모두 최근에 합법적으로 산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1923년 세워진 가톨릭 학교는 프리스쿨(유치원)부터 8학년(중학교 과정)까지 있는 학교로, 이번 주가 새 학년 개학 첫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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