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올 7월에 이은 두 달 연속 동결 조치다. 올해 0%대 성장률이 전망되는 등 저성장 고착화 우려에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컸지만,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가는 부동산과 가계대출 불씨만 되살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집값·가계대출 추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등을 지켜본 뒤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상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경기 하방 요인이 크다고 봤다.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최대 요인은 역시 집값 불안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를 안정시킬 필요성’을 꼽았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면서 “한은이 지금 하는 것은 유동성을 과다하게 공급해 집값 인상 기대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한은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힌다. 다만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만 안정되면 언제든지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시장에 보낸 셈이다.
한은이 ‘금리 인하’ 쪽으로 깜빡이를 켰지만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정부가 곧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700조 원을 훌쩍 넘는 초슈퍼 예산 편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제때에 적절한 통화정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자칫 국가채무만 늘고 경기 부양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한은은 적절한 시기에 금리 인하로 뒷받침하는 정책 조합에 나서 재정 부담을 줄이고 경기 부양 효과를 높여야 한다. 물론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해 선제적 행동이 어렵고, 집값도 불안하다. 그래도 재정과 통화가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려면 금리 인하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한은이 정교한 타이밍에 적절한 수준의 금리 인하로 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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