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맞서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28일(현지 시간) 소송을 제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워싱턴 연방법원 기록을 바탕으로 쿡 이사가 이날 이 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며 신뢰의 문제를 들어 해임을 통보했다. 갈등의 발단은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의 의혹 제기였다. 그는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조지아 소재 부동산 2건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신청서에 거짓 기재를 해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 혐의를 이유로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고, 쿡 이사는 이 같은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쿡 이사가 공식적인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상황이 아님에도 의혹 제기만으로 대통령이 해임을 통보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쿡 이사를 몰아내고 후임 지명까지 성공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연준 인사는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 등 2명에 임기 만료 전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후임으로 지명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까지 합쳐 총 4명이 된다.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상시 투표권을 가진 연준 이사가 7명(의장 포함)인 점을 감안하면 순식간에 과반을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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