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대적인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해 어린이 포함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했다. 전쟁 종식을 목표로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벌어진 공격에 관련국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AP통신은 한밤중에 드론과 순항·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이뤄진 이번 공격으로 주택가의 고층 아파트를 비롯해 여러 건물이 심하게 파손되고 시내 곳곳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이우 군사행정청장은 키이우 시내에서 7개 지역 20여 곳에 공격 여파가 있었고 시내 중심가의 쇼핑센터를 비롯해 약 100동의 건물이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또 드니프로강 반대편의 아파트 두 동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면서 동쪽 교외지역에서도 5층 건물이 부분 파손됐고 구조대가 출동해 매몰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려 러시아가 외교적 해결과 종전 대신 살상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측은 간밤에 러시아 남부 흑해연안의 크라스노다르 지역 아핍스키 정유공장과 사마라 지역 정유공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아핍스키 정유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피해 범위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대표부 건물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민간 건물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발생한 충격파로 대표부 건물도 크게 파손됐다고 키이우 주재 EU 대사는 전했다. 마르타 코스(Marta Kos) EU 집행위원도 이날 X에 “키이우에 있는 EU 대표부는 오늘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이런 잔혹한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쓰고 깨진 유리창문 등 파괴된 건물 사진을 함께 올렸다. 그는 “이는 러시아가 평화를 거부하고 테러를 선택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우리는 이런 침략을 견뎌내고 있는 EU 직원과 그 가족들, 그리고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전적인 연대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까지 포함한 3자 정상회담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도모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와 러시아 교역국에 대한 2차 제재 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러시아의 공세는 더욱 심화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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