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역발상의 대가.’
길기연(사진) 서울관광재단 대표에게는 종종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길 대표에게 사업 아이디어와 영감의 원천을 묻자 학창 시절부터 이어진 ‘메모하는 습관’을 꼽았다. 그는 “신문과 뉴스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틈날 때마다 책을 읽다가 중요한 내용은 꼭 메모를 한다”며 “메모 노트를 집이나 사무실 곳곳에 두고 작은 아이디어라도 적어뒀다가 나중에 다시 들여다보며 발전시키고는 한다”고 말했다.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는 유년시절의 경험도 한몫했다. 길 대표의 고향은 충남 금산군. 그는 “집이 마을에서 꽤 큰 편이어서 방도 많고 마당도 넓어 집과 뒷산 곳곳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돌아다니며 모험심을 키웠다”며 “사랑방 벽장에 가득한 형·누나가 가져다 놓은 만화책이며 동화책·교과서들을 읽으면서 상상력도 커진 듯하다”고 떠올렸다.
잘된 일이든, 안 된 일이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은 역발상의 원천이다. 길 대표는 “사람들의 의견과는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왜?’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많이 던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썸머비치’도 7~8월 광화문광장의 대관 일정이 빈 점을 궁금하게 여기던 차에 탄생했다고 한다. ‘너무 더워 광장 활용도가 떨어진다’기에 반대로 ‘너무 더우면 시원한 무언가가 있다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라며 한 번 비틀어 생각하는 과정에서 광장을 해변으로 꾸미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것이다.
재단의 위상도 이전보다 올라갔다는 게 길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재단이 그동안 펼쳐온 다양한 사업들을 보면서 재능을 맘껏 펼치고 싶은 유능한 인재들이 재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덕분에 신입 공채 경쟁률 역시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길 대표는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되도록 자발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려 하는데, 그간의 경험을 돌아보면 확실한 성과 인정이 제일 중요하다”며 “어떤 사업이든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 내 직원들의 활발한 소통을 돕고 애로 사항도 듣기 위한 직급별 간담회 또한 자주 여는 편이다. 특히 주니어 직원들과의 만남은 2번, 3번 이어지다 보니 이제는 농담도 주고받을 만큼 격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한다.
길 대표의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최선을 다하며 지금껏 살아오다 보니 갖게 된 좌우명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며 “재단 경영도 이와 마찬가지로 시민과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이라 생각하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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