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만년필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과거 문재인 정부의 유산이 현 정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탁 자문관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의 서명 전용 펜이 만들어진 것은 남북정상회담 이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에 화제가 된 ‘대통령 서명 전용 펜’ 제작 비화를 전하면서 이 펜이 자신의 제안으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탁 자문관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19 군사합의 등에 서명할 때, 북측은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했지만 남측은 네임펜을 사용했다”며 “이 때문에 당시 김○○ 의전비서관이 아주 낭패를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론 네임펜을 선호했던 것은 문 전 대통령이었지만 보기에도 좋지 않았고 의전적으로 비교돼 보였다는 것이 화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후 대통령의 서명 전용 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심지를 안에 넣고 대통령 휘장을 새겨 넣은 나무+금속 펜을 만들어 사용했다”며 “펜은 서명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의전비서관이 하나, 부속실장이 하나를 갖고 다니다가 대통령께 드려 서명에 사용하시도록 했었다”고 서명 전용 펜이 탄생한 배경을 전했다.
탁 자문관은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사용했던 펜의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이 펜으로 서명한 마지막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과 같은 디자인·용도의 제품일 것”이라며 “지난 정부, 아니 지지난 정부의 유산이 지금 정부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 괜히 뿌듯하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만년필은 국내 수제 브랜드 ‘제나일(Zenyle)’ 제품으로 장인이 원목을 다듬어 제작한다. 제품에 따라 올리브·장미 등 소재를 선택할 수 있고, 야자수 잎 추출 왁스 등 천연 재료가 사용된다. 이번에 사용된 펜은 시중 판매품과 달리 별도 주문 제작으로 한 달 반가량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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