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대가로 현금 지급을 약속한 혐의로 한국 국적의 파친코 운영자 등 6명이 구속됐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 등은 이날 도쿄에 본사를 둔 파친코 운영사 '델파라' 사장인 한국 국적의 이모씨와 이 회사 간부 등 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후보는 전국 파친코 운영업체들이 모여 만든 업계 단체의 이사장인 아베 야스히사(66)씨다. 이씨 등은 매출 하락으로 업계가 어려움에 처하자 아베 씨를 후보로 내세워 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강화와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가 사업 환경 개선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베 씨는 선거에서 약 8만8000표를 얻어 비례대표 자민당 후보 31명 중 20위로 낙선했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 등은 델파라가 운영하는 파친코점 점장들과 공모해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직원과 아르바이트생 총 60명에게 아베씨에게 투표하는 대가로 현금 3000~4000엔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점장들은 투표소에 간 직원들에게 아베씨 이름을 쓴 투표용지를 사진으로 촬영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본사에 상황 보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각 점장을 통해 투표 약속에 응한 직원이 약 25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에 응한 쪽도 공선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이번 선거 매수 사건 적발 인원은 3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헤이세이(1989년) 이후 국정 선거에서 최대의 검거 인원이 될 전망이라고 아사히는 짚었다. 실제로 보수를 받은 직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델파라라는 파친코 업체는 2007년 설립돼 이바라키와 사이타마, 도쿄, 가나가와 등에서 3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8월~2024년 7월 매출은 약 695억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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