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일수록 지중해식 식단을 지켰을 때 치매 예방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하버드대 T.H. 챈 공중보건대학원과 브로드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서 여성 4200여 명, 남성 1400여 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알츠하이머는 유전적 요인이 최대 80%를 차지하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특히 APOE4 변이 유전자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꼽히며 변이를 1개 보유하면 발병 위험이 3-4배, 2개 보유 땐 최대 12배까지 증가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식품 섭취 빈도를 조사해 지중해식 식단 점수를 산출하고 혈액을 채취해 대사산물과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유전적 위험도를 파악했다.
그 결과 APOE4 변이 2개를 가진 고위험군에서 지중해식 식단 점수가 높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23% 감소했다. 변이 1개 보유군은 10%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변이가 없는 그룹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 채소, 견과류, 올리브 오일 등 단일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단으로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꾸준히 입증돼 왔다.
연구진은 “특히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지중해식 식단이 알츠하이머 위험을 상쇄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유전체·대사체 분석이 임상 진료에 직접 활용되기에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라며 “더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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