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대의 로봇과 수백 대의 자율주행 차량이 배치된 미국 조지아 현대차 공장에도 아직 ‘인간의 손길’이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산업 현장에 속속 투입되면서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노동력의 가치가 크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첨단 제조업이 사람과 기계 간의 균형을 어떻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조지아 현대차 공장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말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에 문을 연 현대차 공장에는 750대의 로봇과 1450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로봇과 인간의 비율은 약 2대 1로 미국 자동차 산업 평균인 7대 1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공정 곳곳에서 사람의 손길은 여전히 중요했다. WSJ은 “금속의 날카로운 부분을 찾아 매끄럽게 다듬고 부품 불량도 확인한다”며 “섬세하게 패브릭 도어 패널을 고정하거나 전기 커넥터를 제대로 체결하는 것, 로봇이 들어가기 힘든 공간으로 들어가 좌석을 고정하거나 충격 흡수기를 부착하는 일도 인간이 한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 공장은 로봇이 위험하거나 반복적이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맡도록 설계됐다”며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고, 품질을 관리하며, 제조 공정에 장인 정신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조지아주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규모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받고 2031년까지 8500명을 고용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일부 신입 직원들은 공장 내 로봇의 보편화 때문에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보장될지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현대차 조지아 공장 운영 책임자 브렌트 스텁스 현대차 조지아 공장 운영 책임자는 “고용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며 “초임 시급듀 23.66달러로, 비슷한 다른 일자리보다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요르겐 페데르센 ‘첨단제조 로봇 연구소(ARM)’ 최고경영자(CEO)는 “완전한 로봇 지배 시대는 수십 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로봇은 여전히 직물이나 유연한 소재를 다루기 어렵고 복잡한 작업은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인간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오랫동안 과소 평가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향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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