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칩 제조 업체 캠브리콘 주가가 급등세를 타며 중국 증시 최고가 종목인 구이저우마오타이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육성하는 AI 칩 기업들로 돈이 몰리며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연일 상승하는 양상이다.
26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날 캠브리콘의 주가는 11.4% 상승하며 주당 1384.93위안에 마감했다. 마오타이(1490.33위안)와 비교하면 100위안 차이로 주당 가격 격차를 줄인 셈이다. 캠브리콘의 주가는 7월 중순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고 1년여 전인 2024년 9월 이후 560% 넘게 폭등했다. 캠브리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463배를 기록해 마오타이의 20배를 상회하고 있다. 이달 20일 주가가 1000위안을 돌파하며 마오타이에 이어 두 번째로 ‘1000위안 클럽’에 진입했다.
캠브리콘은 중국 AI 칩 설계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2022년 미국의 거래 제한 명단에 올랐으나 이를 계기로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린다.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중국 AI 칩 업체들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대표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인 중커하이광(하이곤)도 25일 12.92% 급등하며 이달 12일 이후에만 50% 이상 상승했다. 중국 대표 빅테크인 바이두의 홍콩 주식도 5.72% 상승했는데 이는 21일 회사의 칩 설계 부문 자회사인 쿤룬신이 차이나모바일로부터 10억 위안(약 194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H20 칩에 대해 미국 정부의 판매 재개 승인이 나왔지만 중국은 H20 칩의 백도어 및 취약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최근 중국 딥시크가 V3.1 모델을 발표하며 차세대 중국산 칩에 맞춰 설계됐다고 밝힌 것도 시장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자상거래 3위 업체 핀둬둬의 성장세는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핀둬둬는 전날 2분기 매출 1039억 9000만 위안을 기록해 전년 대비 7% 성장했다고 밝혔다. 핀둬둬는 2022년 9월 테무 출시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다가 2024년 1분기를 정점으로 성장률이 감소했고 지난 분기에는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소비 위축에 따른 업계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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