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 이중국적의 혼혈 축구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가 마침내 홍명보호에 승선한다.
홍명보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9월 미국 원정 A매치에 나설 선수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9월 7일과 10일 각각 미국, 멕시코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지금까지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손흥민(LAFC)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이 모두 이름을 올린 26인의 명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카스트로프의 이름이다.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 출생으로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외국 태생의 혼혈 선수로는 최초로 우리나라 남자 축구 성인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독일 연령별 대표를 거친 그는 독일 2부 리그 뉘른베르크에서 뛰다가 올여름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에는 함부르크전에서 교체 투입돼 분데스리가 데뷔전까지 치렀다.
카스트로프는 오래전부터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홍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들도 그동안 그를 주시해왔다. 부상으로 올해 전반기에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그는 최근 소속 협회를 독일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옮기면서 발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고 결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카스트로프의 합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3선 미드필더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감독 역시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에 대해 “젊지만 분데스리가에서 경험을 쌓으며 꾸준히 성장한 선수”라며 “우리 3선 미드필더와 조금 다른 형태의 선수다. 황인범·김진규·박용우·원두재가 있지만 굉장히 파이터 성향의 선수다. 그 안에서 거칠게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점이 우리 팀에 플러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동안 부상으로 인해 부름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돌아왔고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온 수문장 김승규(FC도쿄)도 2024년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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