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메이안 첸이 다음달 서울시향 무대로 한국에 데뷔한다. 피천득 수필가의 외손주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와 함께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협연한다.
서울시향은 9월 4일과 5일 메이안 첸을 초청, 롯데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메이안 첸은 시카고 신포니에타 음악감독이자 오스트리아 그라츠 그로세스 오케스트라 최초의 아시아 여성 수석 지휘자로, 말코 지휘 콩쿠르 창설 이래 여성 최초의 우승자다. 2015년 뮤지컬 아메리카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대의 서막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BBC 라디오와 쾰른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가 공동 위촉해 작곡됐으며, 2020년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초연된 작품이다. 5분 남짓한 길이 안에 베토벤 음악의 폭발적 에너지와 정적의 긴장을 응축하며, 진은숙 특유의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다. 이번에 서울시향 무대에서 처음 연주된다.
협연자로 나서는 스테판 재키브는 서울시향과 세 번째 무대다. 그는 하와이 실내악 페스티벌 예술감독이자 ‘정크션 트리오’의 멤버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할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사라사테에게 헌정된 작품으로, 스코틀랜드 민속 선율을 토대로 하프와 바이올린이 어우러진 몽환적 서정미와 화려한 기교가 돋보인다. 특히 서정적인 3악장과 민요 선율을 활용한 행진곡풍의 피날레가 인상적이다.
공연의 대미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 모음곡 ‘셰에라자드’다.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곡은 이국적인 선율과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다.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에서 ‘바그다드 축제’까지 이어지는 서사는 청중을 환상적인 이야기 세계로 이끈다. 김연아 선수가 2009년 세계피겨선수권 프리스케이팅 음악으로 선택해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서울시향의 ‘림스키코르사코프 셰에라자드’는 9월 4일(목), 5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1만~10만 원이며, 서울시향 누리집과 콜센터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회원은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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