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23일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이날 회담에서 한일관계 발전 방향, 실질협력,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자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공동 과제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저출산·고령화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 협력을 위한 당국 간 협의체 출범 ▲워킹홀리데이 참가 횟수 확대 등 인적교류 활성화 방안 등 경제·사회·문화·환경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우리 정부의 구상과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을 잇따라 방문하게 된 데 대해 한일·한미일 협력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엄중한 국제정세 속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 한일관계의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계속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양측은 정상회담 후 공동 발표문을 통해 “양 정상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한일관계의 기반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1998년 발표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지난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공동선언으로,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을 담고 있다. 이 선언은 이후 본격적인 한일 협력 확대의 분기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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