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삼성천의 '마스코트'로 불리던 오리 가족 세 마리 중 한 오리가 학대로 의심되는 상처를 입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돌팔매 학대로 한 마리를 잃은 지 1년여 만의 비극에 주민들은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삼성천 오리들을 돌봐 온 유튜버 '오리엄마' A씨는 지난 16일 새벽,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러 나섰다가 '이순이'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가족인 '삼순이'만 보이고 겁에 질려 있어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며 "주변을 살피다 다리 밑에서 목 뒷부분에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입고 엎드려 있는 이순이를 발견했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이들 오리 가족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일순이'는 시민이 던진 돌에 다리를 맞아 끝내 숨졌고, 당시 '이순이' 역시 눈 주변을 다쳐 실명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이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오리를 학대하지 말아달라”는 현수막을 붙이고 오리 보호에 나섰지만 또 다른 희생을 막지는 못했다.
A씨는 “기가 막혔고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다”는 A씨는 “삼순이는 밥도 먹지 않고 이순이가 죽은 자리에만 머물고 있다. 동물이 말을 못할 뿐 다 아는 것을 느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해 곧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폐쇄회로(CC)TV 설치 등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했다", "동물 학대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야생생물법은 도구 등 물리적 방법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