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복귀율을 가늠할 지표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재신임 투표 결과 현 지도부가 재신임됐다.
대전협 비대위는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 대표들을 상대로 현 비대위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 결과 92.2%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참석대상자 177명 중 103명이 참석했다. 이 중 95명이 현재 비대위를 계속 신임한다고 답변했고 반대 2표, 기권 6표가 나왔다. 이번 투표에서는 ‘현 비대위 재신임’에 대한 찬반 의견만 조사하고 복귀 의사 등은 별도로 묻지 않았다.
이날 회의 결과가 의료계 안팎의 관심을 받은 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복귀율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란 평가 때문이다.
작년 2월 의대 증원에서 비롯된 의정갈등 사태는 올해 6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사퇴하고 한성존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신임 지도부가 들어서며 변곡점을 맞았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검토를 위한 현장 전문가 중심의 협의체 구성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 기구 설치 등 3가지 요구안을 내걸고 의료계는 물론 정부·국회와 접점을 늘려가며 활발한 소통 행보를 펼쳐 왔다. 지난 7일에는 보건복지부 등과 함께 제3차 수련협의체 회의를 열고 사직 전공의들이 이전에 근무하던 병원의 동일 과목·연차에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합의안을 끌어냈다. 현 지도부가 높은 찬성률로 재신임되면서 긍정적으로 복귀를 고려하는 전공의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협 비대위는 재신임을 받은 만큼 수련협의체와 내달 출범할 '국민 참여 의료혁신의원회'(가칭) 등을 통해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수련연속성 보장 및 수련환경 개선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11일부터 대규모 전공의 모집이 시작되며 의료공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역 병원들은 정반대 상황에 몰렸다. 수련병원을 떠나 취업했던 전공의들이 이전 병원으로 대거 복귀한 데 따른 여파다. 지역에서 중증 및 필수의료 분야 수련을 받던 전공의들은 정작 복귀율이 저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성존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단순히 수련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피수련인으로서 역량을 갖춘 전문의로 성장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생각"이라며 "무엇보다 필수의료 분야를 살리려면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하기 한 논의 기구 설치를 시작으로 정부와 국회의 속도감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수는 2532명으로, 의정 갈등 사태 전의 18.7% 수준에 그친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병원별 신청을 받아 공고한 모집인원은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연차(2∼4년차) 7285명 등 총 1만3498명이다. 복지부는 사직 전공의가 원래 근무하던 병원과 과목으로 돌아오는 경우엔 정원이 초과하더라도 절차에 따라 사후정원을 인정하기로 했다. 입영 대기 상태인 전공의가 복귀할 경우 수련을 모두 마친 후 입영할 수 있게 최대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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