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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으면 맛집도 가지 말란 소리냐”…디지털 취약한 고령층 ‘한숨’

독자 제공




‘어플(앱)로 대기 등록 부탁드립니다’. 최근 이른바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지사항이다.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으면 대기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은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실제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유명 일식당은 앱으로 오전 10시부터 대기 신청을 받는다. 현장 대기도 가능하지만 11시부터 오픈되는 까닭에 이미 앱으로 하루치 대기가 끝난 이후다. 딸이 앱으로 대기를 신청해 간신히 식사할 수 있었다던 60대 부부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다. 4년 전까지만 해도 현장 대기가 우선이어서 일찍 가면 먹을 수 있었는데 왜 갑자기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일식당 대기 현황. 온라인 대기가 열리고 5분만에 333팀이 등록다. 독자 제공


이처럼 65세 이상 고령층이 디지털 정보사회에서 점차 소외되는 현실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접근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보 활용 능력에서 큰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취약 4대 계층(고령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평균 77.5%로 나타났다. 그중 고령층의 수준은 71.4%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반 국민 수준(100%)과 비교할 때 약 3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은 기기 접근성은 96.5%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면, 디지털 역량(65.6%)과 활용 수준(80.0%)에서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1차적 접근은 가능하지만, 활용은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도구를 접하는 데 어려움은 적지만, 이를 실제로 사용하거나 활용하는 데에는 자신감 부족 및 학습 장벽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디지털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에 대응해 서울시는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지털 안내사’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위촉식에서는 주황색 조끼를 입은 안내사들이 키오스크·스마트폰 사용 등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디지털 안내사는 서울 전역의 지하철역, 복지시설, 공원 등 디지털 취약층이 자주 찾는 310여 곳에 배치된다. 하루 6시간씩 고령층 시민들이 겪는 디지털 불편을 즉시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협력해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 확대와 더불어, 맞춤형 디지털 교육, 가족·지역사회 기반의 지원 시스템 강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강사 양성 및 인프라 확충이 병행될 때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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