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회에서 재기 조짐을 보인 박성현(32)이 불꽃을 일으켰다. 미국으로 돌아가 출전한 첫 대회 첫날부터 버디 8개(보기 1개)를 퍼부으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박성현은 15일(한국 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 아델라 세르누섹(프랑스·8언더파)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성현이 65타를 친 건 2019년 8월 이 대회 2라운드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LPGA 투어 통산 7승의 박성현은 한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하지만 2020년부터 어깨와 손목 부상 등으로 부진에 빠졌고 2019년 7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6년째 우승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 병가를 내고 1년을 쉰 그는 올 시즌 복귀해서도 11개 대회 나가 컷 통과 두 차례에 그쳤다. 올해 시드가 만료되는 박성현은 현재 147위에 머문 CME 글로브 포인트를 80위까지 끌어올려야 내년 시드를 확보할 수 있다.
다행히 한국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10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하며 공동 11위에 오른 것. 박성현은 이날 경기 후 “이번 대회 직전에 한국에서 대회를 치렀는데 그 대회를 준비하는 한 달 동안 최대한 일관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고, 그런 준비가 이번 대회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2~5번 홀 4연속 버디로 힘차게 출발한 박성현은 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7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후반에는 버디만 3개를 추가했다.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67야드를 찍었고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세 번밖에 놓치지 않는 예리한 샷을 보여줬다. 퍼트 수도 28개로 잘 막았다.
아직 LPGA 투어 우승이 없는 37세 이정은5도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로 65타를 쳐 박성현, 브룩 헨더슨(캐나다), 미란다 왕(중국), 글린 코어(미국)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2승에 도전하는 유해란은 6언더파 공동 7위, 고진영은 5언더파 공동 1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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