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베선트, 日 니케이 인터뷰서 “車관세 인하 9월 중순 유력”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남은 무역 협상을 10월 말까지 마무리 짓겠다면서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면 관세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미국이 한국·일본과 합의한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실행까지 50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그의 말대로라면 9월 중순께 자동차 관세 15%를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공개된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의 주된 목적이 1조 1800억 달러(2024년 기준)에 달하는 경상수지 적자가 균형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호관세를 “시간이 지나면서 각얼음(ice cube)처럼 녹아 없어질 존재”라고 표현해 무역적자 개선 상황에 따라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할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구체적인 조건으로 “미국에 생산 거점이 돌아와 수입량이 줄고 불균형이 시정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고, 나라마다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남아 있는 무역 협상 타결이 10월 말까지 정리될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무역 협상의 핵심 목표이자 진행 중인 ‘미해결 과제’는 중국입니다. 미중은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가진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죠. 이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경제적으로 (미국의) 최대 라이벌이면서 군사적으로도 최대 경쟁자가 되는 새로운 존재”라고 설명했습니다.
안보도 '거래의 대상'…AI 칩 中수출 허용하고 수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해당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경우 중국 내 H20 칩 판매 수익의 15%를, AMD는 MI308 칩 수익의 15%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합의는 거래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거두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고율 관세 부과를 지렛대 삼아 주요국에 대미 투자를 압박해왔는데요. 실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대미 관세율을 낮추는 조건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죠. FT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피하려는 기업에 국내 투자 등 조치를 요구해왔으며 이번 합의 역시 같은 패턴”이라고 짚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랑하는 ‘거래의 기술’이 영역을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고율 관세를 무기로 주요국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온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는 개별 기업 비즈니스에 직접 개입해 수익을 확보하고 경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포착되는데요. 하지만 첨단기술 수출 규제조차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젤렌스키도 참여하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세 정상이 언제 (협상장에) 앉아서 이 분쟁의 종식을 논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정을 정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상대적인 평화 속에 살 수 있게 하는 어떤 협상안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완전하게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할 계획이죠. 밴스 부통령의 언급대로라면 협상의 진전 여부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여하는 3자 회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디로 귀속시키느냐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2022년 2월 전쟁 이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 등 4개 지역을 영토로 합병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고요.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를 포기하는 종전안에는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러시아 회담이 이번 주로 다가오면서 유럽 국가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북유럽 5개국, 발트 3국 등 8개국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국경은 무력에 의해 변경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다”며 영토 교환을 전제로 한 종전에 반대했습니다. 유럽의 대러시아 방파제 역할을 해온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제국주의 성향이 강한 푸틴 대통령이 유럽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중국, 경기 침체에도 공장 로봇 늘려
로봇 강국을 노리고 있는 중국이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제조업 현장의 로봇 설치 대수를 전년 대비 5% 늘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제로봇연맹(IFR)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52만 대였으며 중국은 이 중 29만 대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3만 4000대, EU는 8만 6000대, 일본은 4만 3000대로 전년 대비 각각 9%, 6%, 7% 감소했는데요. 중국의 로봇 수출 증가세도 가파릅니다. 글로벌타임스는 해관총서(세관)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세계 산업용 로봇 수출 시장 점유율이 2위였고, 수출액은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5688억 원)로 전년 대비 43.22%나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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