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가정집에서 발견된 J.R.R 톨킨의 소설 '호빗(The Hobbit)' 1937년 초판본이 경매에서 5만2000파운드(약 9000만원)에 낙찰됐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1500부만 인쇄된 희귀본으로, 당초 예상 낙찰가 1만 파운드(약 1730만원)를 5배 이상 웃도는 금액이다.
브리스톨 지역에 있는 한 주택을 정리하던 중 책장에서 우연히 발견된 이 초판본은 먼지만 쌓여있을 뿐 보존 상태가 완벽에 가까웠다. 경매업체 옥셔니엄의 케이틀린 라일리 감정사는 "누구도 펼치지 않은 채 시간이 멈춰 있었던 책"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호빗 초판본들이 손상되거나 낡은 상태인 것과 달리, 이번에 발견된 책은 별도 커버 없이도 거의 열람되지 않은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감정 결과다. 낙찰가는 동일 초판본 최고가인 1만9000파운드(약 3300만원)를 크게 갱신한 기록이다. 해당 초판본에는 톨킨이 직접 그린 삽화와 독일식 표기법이 사용된 중간계 지도가 포함돼 소장가치를 더욱 높였다.
호빗은 톨킨의 대표작 '반지의 제왕' 이전에 발표된 작품으로, 고대 북유럽 전설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호빗족 주인공 빌보 배긴스의 보물 탐험 여정을 다룬 이 소설은 전 세계 1억부 이상 판매되며 20세기 영어권 문학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희귀본 시장에서 톨킨 작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톨킨의 친필 글이 포함된 호빗 초판본이 13만7000파운드(당시 약 2억37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는 톨킨이 제자 캐서린 킬브라이드에게 남긴 개인 소장품이었다.
문학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에도 희귀 도서의 물리적 소장 가치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초판본의 경우 역사적 의미와 희소성으로 인해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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