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의 올여름 화두가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어떻게 역량을 강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모아졌다. 지도부의 휴가를 겸해 국가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개최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는 베이다이허에 초청된 전문가들이 AI 분야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AI 파워가 곧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기술 패권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AI 기술 향상에 국가 역량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일 1면 기사를 통해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의 초청으로 1~7일 각계 전문가와 인재 60명이 허베이성 베이다이허에서 휴가를 보냈다며 이들 전문가가 중점 토론한 것 중 하나가 AI 기술 강화라고 소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 AI 대규모 모델의 발전 경로, 컴퓨팅 파워 관련 도전과 안전 우려 등이 모든 참가자의 생각에 영향을 끼쳤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저우보원 상하이 AI 실험실 주임은 “AI 분야에서의 세계적 각축은 본질적으로 국력 경쟁이자 미래 경쟁”이라며 전략적 인재, 청년 인재, 복합형 인재를 키우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제도와 메커니즘 혁신을 통해 전략적 과학자들을 발굴·선발·양성하고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실현을 더욱 힘껏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휴가는 ‘신시대에 기여하자’를 주제로 진행됐다. 초청된 전문가들은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선구자부터 철학·사회과학 분야 연구 학자들도 포함됐다. 베테랑부터 신인들까지 다양했으며 참석자 중 8명은 40세 미만이고 최연소는 33세였다.
공산당 이론지 광명일보는 참석자들이 “우리 (연구) 영역에서 AI의 다음 단계 응용 가능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매년 여름 중국 전·현직 수뇌부는 베이다이허에서 휴가를 겸해 비공식 회의와 면담을 한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관련 보도 역시 공산당 기관지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당초 중국 최고지도부의 권력 이상설 등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번 회의를 통해 핵심 관심사인 AI를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에 논의가 집중됐음이 확인됐다.
인민일보는 “(전문가 참석자들이) 모두 신시대 인재 사업과 관련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요 사상을 깊이 학습·이해하고 과학자 정신을 힘껏 고취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양자역학·바이오·우주항공 등의 분야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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