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모기 매개 전염병 치쿤구니야 열병이 타이완에 처음으로 유입됐다.
8일 타이완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중부 거주 40대 여성이 중국 광둥성 포산·선전 방문 중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현지에서 모기에 물린 후 귀국 다음날 발열·발진·관절통 증상을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완치 후 퇴원했다.
치쿤구니야 열병은 아에데스 모기가 매개하며 발열·관절통·발진이 주요 증상이다.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합병증 발생 시 치명적일 수 있고 아직 치료제가 없어 대증 치료만 가능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대규모 유행 시 사망자 급증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 내에서 치쿤구니야 열병의 확산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당국이 지난달 15일 첫 확진을 발표한 이후 광둥성 12개 도시에서 감염이 보고됐으며, 누적 확진자는 이달 3일 기준 7716명을 넘어섰다. 발병 중심지 포산은 최근 9일 연속 확진자 감소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수천 건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방역 당국의 우려가 크다.
확산 범위는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현재까지 119개국에 전파됐으며 마다가스카르·케냐·인도·인도양 섬나라 등에서 대규모 발병이 보고됐다.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도 확진 사례가 확인되면서 글로벌 팬데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16개국에서 약 24만 건의 감염과 9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광둥성에 2단계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여행자들에게 긴 옷 착용, 모기 기피제 사용, 에어컨 설치 숙소 이용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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