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결혼으로 맺어진 ‘사돈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경제 협력 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의 영향력을 부각하면서 양국 관계의 공고함을 재확인한 것이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10~13일 국빈 방한한다. 이 대통령은 11일 예정된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통해 또 럼 당 서기장과 정치·안보·투자와 더불어 미래 전략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경기도 다낭시’ 방문객, 양국관계 견인할 민간 외교관”
이 대통령은 또 럼 당 서기장 방한을 계기로 7일 베트남 국영 통신사 VNA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 간 민간 외교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베트남 국민들께서는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을 들어봤냐”며 질문을 꺼낸 이 대통령은 “베트남인지 한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우리 국민이 휴가를 즐기러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양국 간의 인적 교류는 활발하다”며 “단지 관광객의 일회성 방문을 넘어 양국에는 10만 가구에 달하는 한-베트남 다문화 가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베트남이 결혼으로 맺어진 ‘사돈의 나라’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을 사랑하는 방문객들과 10만 다문화 가정, 한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베트남 근로자들이야말로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튼튼한 교량”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같은 민간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국무회의에서 베트남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자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바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더 많은 베트남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강구해 나가겠다”며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 체류와 복지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5년내 교역액 1500억불 달성…‘윈윈’ 하자”
이 대통령은 베트남과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교역량 증대 △첨단 산업 분야 협력 △인적·문화 교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우선 교역과 관련해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불 달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전략적·미래지향적 분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이 당 서기장님의 리더십 아래 ‘2030년까지 중고소득 국가 진입’, ‘2045년까지 고소득 국가 진입’의 국가 비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돼 함께 도약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전, 고속철도 등 인프라 분야, 나아가 과학기술 첨단 산업 분야가 베트남의 국가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인프라 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등을 통해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관련 경험을 공유하고 인재 양성을 촉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인적교류와 문화교류야말로 더 단단해질 양국 관계의 디딤돌”이라며 “K 콘텐츠 산업이 이미 세계시장에서 검증된만큼 양국의 문화 협력은 서로의 매력을 교류하는 것을 넘어 한국과 베트남 모두 윈윈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협력 잠재력 이미 입증…질적 고도화 이룰 때”
이 대통령은 양국 간 ‘질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양국 간 교역은 867억 불,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직접 투자액은 70억 불에 달한다”며 “양적 성과로는 양국의 경제 협력 잠재력은 충분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첨단기술산업과 서비스, 콘텐츠 등 미래산업으로 경제협력의 질적 고도화를 이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입장에서 베트남은 젊고 유능한 인재, 매력적인 투자 환경, 다층적 통상 네트워크 등 신성장 산업의 허브로 도약할 역량을 충분히 지닌 나라”라며 “이러한 베트남의 강점을 기반으로 1만여 한국 기업들이 각자의 잠재 역량을 발휘해 나간다면 경제 협력 분야에서 양국이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0주년을 맞은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를 가리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를 향한 공동의 여정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에 구축한 ‘다층적 FTA 네트워크’는 경제성장의 든든한 토대로 작동했다”며 “경제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장 시키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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