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과 미국 무대를 폭격하며 세계 랭킹 1위 자리에도 올랐던 ‘남달라’ 박성현(32)이 국내 팬들 앞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박성현은 7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슬럼프에 허덕였던 박성현이 67타 이하 스코어를 낸 것은 2023년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챔피언십 4라운드 66타 이후 2년 만이다. LPGA 투어가 주무대이고 국내 후반기 첫 일정인 이번 대회에는 추천선수 자격으로 나왔다.
박성현은 2016년 한 해 7승을 쓸어 담는 등 통산 10승을 국내 무대에서 올린 뒤 미국 무대에서도 통산 7승을 쌓았다. 2017년 11월에는 역대 신인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9년 왼쪽 어깨 부상으로 오랜 기간 고생했고 어깨가 낫자 지난해 왼쪽 손목을 다쳐 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11개 대회에서 컷 통과가 두 번뿐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대회 출전은 올해 처음인 박성현은 달라진 모습을 뽐냈다. 10번 홀로 출발해 13번(파4)과 14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떨어뜨렸고 16번(파4)부터 2번(파4)까지 5홀 연속 버디쇼를 펼쳤다. 이후 보기 2개가 아쉬웠지만 남은 사흘 우승도 넘볼 위치다. 최장 268야드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를 두 번밖에 놓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모습이다.
경기 후 박성현은 “퍼트 감이 굉장히 좋아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아이언 샷이 왼쪽으로 간 것을 보완해서 그런 샷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 3승 포함 통산 8승의 이다연이 8언더파로 오후 5시 현재 이세희, 한아름과 공동 선두다. 6월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 등 통산 3승의 노승희가 7언더파, 지난주 오로라월드 대회 준우승자 고지원은 6언더파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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