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전현직 직원들이 최첨단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6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TSMC의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 유출 사건이 발생해 3명이 구속됐다. 대만 고등검찰서 지적재산권분서는 지난달부터 TSMC 전현직 직원 9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지적재산권분서는 직원들의 거주지와 북부 신주과학단지 내 도쿄일렉트론(TEL)을 압수 수색한 결과를 바탕으로 천모 씨와 우모 씨, 거모 씨 등 3명을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대만 검찰 관계자는 TSMC 통합시스템 부문에서 퇴직 후 TEL 엔지니어로 이직한 천씨가 TSMC에서 일하던 우씨 등과 2023년 말부터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씨와 거씨는 회사 모니터에서 휴대전화로 촬영한 2나노 공정 기술 도면을 천씨에게 제공했으며, 유출된 도면이 약 1000여장에 달한다고 전했다. TSMC는 통상적인 보안 모니터링 중 이들을 적발,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2022년 5월 국가안전법이 개정된 후 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국가핵심관건기술 영업비밀의 역외사용죄'가 처음 적용된 사례다. 해당 법률이 적용되면 최고 징역 12년과 최대 1억 대만달러(약 46억 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 연루된 TEL이 일본 정부와 8개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 유출 사건이 일본 반도체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