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이어가며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튀르키예의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3.5%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21.3%)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5월 75.5%까지 뛰었다가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있다. 시장의 예상치(34.1%)마저 하회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30%대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튀르키예의 과거 살인적인 상승률에 비하면 상당한 진정세로 평가된다. 이러한 물가 둔화세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달 24일 기준금리인 1주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46.0%에서 43.0%로 3.0%포인트 인하했다.
튀르키예에코노미방카스(TEB)의 야세민 바시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남은 기간 물가 상승률 수치가 기준금리 인하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연말 기준금리가 34%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 가장 큰 원인으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특한 경제 정책이 지목되어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1년 말부터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던 시기에 오히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정책을 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고금리라고 보며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한 것이다. 이는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 폭락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
하지만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팀을 교체하고 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등 기존 정책 기조에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새로운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시장 친화적인 인물들로 평가받으며 이들이 주도하는 긴축 정책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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