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석유 대량 구입 문제를 또 다시 지적하면서 “관세를 상당히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인도는 막대한 양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뿐만 아니라 구매한 석유의 많은 부분을 공개 시장에서 판매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나는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substantially)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인도에 대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25%의 상호관세와 함께 추가 벌칙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31일 인도의 상호관세를 25%로 책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다가 이달 1일에는 “인도가 더 이상 러시아에서 원유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들었다”며 “그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건 좋은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흘 뒤 인도에 재차 압박한 것은 현재 진행하는 무역 합의 내용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두고 갈등 관계가 핵 위협 수준으로 치달은 러시아에 제재 압박을 불어넣은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관세 부과 경고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습한 사실을 두고 “행동이 역겹다”며 “우리는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고 “인도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정당하지 않으며 불합리하다”고 반발했다. 자이스왈 대변인은 “인도는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 발발 이후 러시아산 석유 수입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표적이 됐다”며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로 오던) 전통적 공급 물량이 유럽으로 가면서 러시아로에서 석유를 수입하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에서 원자력 산업을 위한 육불화우라늄과 전기차 산업을 위한 팔라듐, 비료와 화학물질을 계속 수입한다”며 “다른 주요 경제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는 국익과 경제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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