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2년간 이어온 자발적 감산을 멈추고 공급 확대에 나선다. 미국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OPEC+ 산유국 연합은 오는 9월부터 하루 54만 7000배럴의 추가 증산을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이날 11시 열리는 OPEC+ 화상회의를 통해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증산 조치는 미국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워싱턴이 모스크바를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압박 전략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8개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시행했던 하루 220만 배럴 감산 조치를 완전히 되돌리는 수순이다. 당시 회원국들은 전기차 확산과 중국의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로 감산에 합의했으나 유가 하락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등 비OPEC 국가들의 증산으로 시장 점유율마저 감소했다.
이에 OPEC+은 최근 들어 공급 확대 기조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4월 하루 13만 8000배럴의 소규모 증산을 시작으로 5,6,7월에는 각각 41만 1000배럴, 8월에는 54만 8000배럴로 예정보다 큰 폭의 증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합의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하루 30만 배럴 추가 생산 허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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